데이비드 호크니(1937년생 영국)는 팝아트의 대표주자로, 빛과 색채로 시각적 기쁨을 창조해 온 살아있는 예술가입니다 . 브래드포드 출신으로, 왕립미술학교에서 학업을 마치고 1963년 첫 개인전을 통해 이름을 알렸죠 . 당시 추상표현주의가 주류였던 영국 미술계에서 탈피해, 그는 형상과 색, 시점의 다양성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개성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캘리포니아의 수영장을 무대로 펼쳐지는 “수영장 시리즈”. A Bigger Splash(1967), Peter Getting Out of Nick’s Pool, 그리고 Portrait of an Artist (Pool with Two Figures)(1972) 등은 팝아트 특유의 강렬한 시각적 매력과 함께, 물과 시간의 흐름을 포착한 대표작입니다  . 특히 ‘Pool with Two Figures’는 생존 작가 작품 중 최고가 경매 기록(약 9천만 달러)을 세우며 작품성과 시장성을 동시에 입증했습니다 .
기술과 예술의 결합: 사진 · 아이패드 · 무빙 이미지
호크니는 1980년대부터 사진 콜라주(joiners)를 통해 입체적인 시점 탐구에 본격 뛰어들었습니다. 수십 장의 폴라로이드나 35 mm 사진을 여러 방향에서 찍어 조합해, 마치 자크가 보는 시선을 재현한 듯한 화면을 구성했죠  .
1999년 이후로는 디지털 기술을 수용해, iPhone과 iPad를 활용한 드로잉 및 회화를 선보입니다. 특히, 요세미티와 노르망디의 풍경을 태블릿으로 그린 작품을 다수 선보이며 ’디지털 회화’의 영역을 확장했죠  . 또한 수년 전부터는 멀티카메라 영화(Multiview video) 프로젝트에도 착수해, 수백 장의 시점 사진으로 대형 이미지 구성 및 전시를 이어오며 테크놀로지와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렸습니다  .
자연과 인간의 교감: 요크셔와 노르망디 풍경
최근 호크니는 다시 영국 북부 요크셔와 프랑스 노르망디로 눈을 돌리며, 자연과 일상의 풍경을 캔버스에 담고 있습니다. 밝고 통통 튀는 색채, 공간과 빛의 흐름을 시적으로 표현한 화면들이 특징입니다  . 그의 최근 작품들은 디지털 작업과 병행해 이루어지며, 여전히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화하는 예술가임을 증명합니다.
파리 루이비통 재단의 대규모 회고전: David Hockney 25
2025년 봄, 파리 루이비통 재단에서는 David Hockney 25라는 회고전을 열고 있습니다. 1955년부터 2025년까지 70년의 예술 여정을 아우르는 약 40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으며, 호크니 자신의 참여 아래 기획된 최대 규모의 개인전입니다 . 요크셔와 노르망디 풍경화, 수영장 연작, 초상화, 무대 디자인, 아이패드 드로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와 주제가 제시됩니다.
이 전시는 예술적 성찰과 삶에 대한 기쁨을 전달하고자 하는 그의 예술 철학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심지어 그의 말처럼, “Do remember they can’t cancel the spring(그 봄을 취소할 수 없음을 기억하라)”라는 메시지가 전시의 정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
예술가의 인간적인 면모
한편, 그는 일생의 동반자인 친밀한 친구·파트너들을 작품의 대상으로 삼으며 인간관계의 온기를 전달합니다. 어머니, 연인, 친구 등과 함께한 수백 장의 초상화와 자화상은 호크니의 내면을 투영하고, 관객이 그의 세계에 동참하도록 만듭니다  .
또 그는 정치적·사회적 메시지에도 관심을 두며, 근본적으로 예술은 ‘삶을 사랑하고 누리는 것’이라는 철학을 행동으로 실천합니다. 이는 그의 작업 스타일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유지되는 태도입니다  .
데이비드 호크니는 단순히 ‘팝아트 작가’를 넘어, 시각 예술의 경계를 확장한 포스트모던 시대의 혁신자입니다. 수영장, 사진, 아이패드, 무빙 이미지, 풍경, 초상…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면서도 ‘빛, 색, 공간, 인간의 시선’이라는 중심 주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의 작업은 밝고 유쾌하면서도 깊고 섬세하며, 언제나 우리에게 ‘보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2025년 파리 전시처럼 그의 여정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앞으로도 호크니가 어떤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해 나갈지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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