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야기

현대미술이 뭐야? – 추상과 개념미술의 시작과 발전

메리지안 2025. 7. 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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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실리 칸딘스키 <황 · 적 · 청>

 

 

‘이게 미술이야?’ 현대미술 전시회를 처음 찾은 사람들이 종종 내뱉는 말입니다. 아무리 봐도 그저 선만 그어 놓은 것 같은 그림, 형체를 알 수 없는 물감 덩어리, 때로는 작품이라고도 부르기 어려운 설치물들. 전통적인 미술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현대미술은 낯설고 혼란스럽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현대미술은 무엇이고, 왜 이런 모습으로 진화했을까요? 오늘은 현대미술의 핵심 흐름인 추상미술과 개념미술을 중심으로 그 출발과 발전 과정을 쉽게 풀어보려 합니다.

 

 


 

 

1. 현대미술의 시작: 사실에서 ‘생각’으로


미술은 오랜 시간 동안 현실을 재현하는 도구였습니다. 사람의 모습, 풍경, 역사적 사건 등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예술의 본질로 여겨졌죠. 그러나 19세기 말, 사진 기술의 등장과 함께 미술은 큰 전환점을 맞이합니다.

“사진이 현실을 정확히 담아낼 수 있다면, 미술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
이 질문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실험을 불러일으켰고, ‘표현의 자유’와 ‘개인의 감정’을 강조한 새로운 미술의 흐름이 탄생하게 됩니다.

 

 

 

 

2. 추상미술 – 보이는 것을 넘어서 ‘느낌’을 그리다


마크 로스코 <연두 청록 n.16>

 

 

▪️ 추상미술이란?

추상미술(Abstract Art)은 현실 세계의 형태를 과감히 생략하고, 색과 선, 형태 자체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미술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리기보다는, 작가가 느낀 감정과 내면의 에너지를 화면 위에 표현하는 방식이죠.

▪️ 대표 작가와 작품
•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세계 최초의 추상화 작가로 평가받습니다. 그는 색채와 선이 음악처럼 감정을 울린다고 믿었습니다.
•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 수직과 수평의 선, 기본색으로 구성된 단순한 형태를 통해 ‘우주의 조화’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 마크 로스코(Mark Rothko): 색의 덩어리만으로 관람자의 감정을 자극하는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 왜 중요한가?

추상미술은 ‘보여주는 미술’에서 ‘느끼는 미술’로의 전환을 상징합니다. 감상자마다 해석이 다르고, 어떤 명확한 의미도 강요하지 않죠. 이는 이후의 현대미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3. 개념미술 – ‘작품’보다 ‘생각’이 중요하다


마스셀 뒤샹 <샘>

 

 

▪️ 개념미술이란?

개념미술(Conceptual Art)은 작품의 외형보다 작가의 아이디어와 의도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예술입니다. 때로는 작품 자체가 없거나, 설명서만 남은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 대표 사례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샘(Fountain)’: 남성용 소변기에 자신의 서명을 붙여 ‘이것도 미술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조셉 코수스(Joseph Kosuth)의 ‘하나이자 셋인 의자’: 실제 의자, 의자의 사진, 사전 정의문을 나란히 두고, ‘진짜 의자는 무엇인가’를 묻습니다.
오노 요코(Yoko Ono)의 ‘Cut Piece’: 관객이 작가의 옷을 가위로 자르는 행위 자체가 작품이 되는 퍼포먼스입니다.

 

▪️ 왜 중요한가?

개념미술은 예술의 형식을 해체하고, 예술 자체를 질문하는 미술입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누가 그것을 정하는가?”
이런 철학적 물음을 작품을 통해 던지는 것이죠.

 

 

 

 

4. 추상과 개념의 연결고리: ‘해석’을 관객에게 맡기다


추상미술과 개념미술은 모두 작가의 감정이나 아이디어를 중시하고, 감상자에게 해석의 자유를 제공합니다. 우리가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정답이 없기 때문에 감상하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죠.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현대미술의 매력이 빛납니다. 감상자는 단순한 구경꾼이 아닌 작품을 완성시키는 하나의 존재가 되는 것입니다.

 

 

 

 

5. 현대미술은 왜 이렇게 생겼을까?


현대미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처럼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합니다. 정치, 환경, 젠더, 기술 등 다양한 주제가 녹아들어 있고, 표현 방식도 캔버스를 넘어서 디지털, 사운드, 설치, 퍼포먼스 등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 디지털 아트와 NFT가 등장하며 소유 개념 자체가 변하고,
• 관객이 작품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몰입형 전시가 주목받고,
•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비판적 작품들도 증가하고 있죠.

이처럼 현대미술은 단순한 예술이 아닌, 시대의 거울이며 사회의 질문을 예술로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미술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생각할 거리와 자유로운 상상력이 가득합니다. 꼭 정해진 의미를 찾기보다, ‘나는 이 작품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는가?’를 떠올려 보세요. 그 순간, 여러분은 이미 훌륭한 현대미술의 감상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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